[Biz & Law]
같은 사업장서 일하고 업무도 비슷하다면 차별금지 제도 위반
김정림 변호사(법무법인 로베리)

Q. 회사에서 신종 코로나 백신 접종 당일과 다음 날, 총 2일간 유급 휴가를 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정규직만 적용된다고 합니다. 비정규직은 연차를 쓰라고 합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아닌가요?

A. 정부의 백신 접종자에 대한 휴가 활성화 방안은 단순한 ‘권고’입니다. 따라서 기업별로 상황과 재량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부여되는 휴가 방안은 상이할 수 있습니다. 즉 기업이 임의로 결정해 코로나 백신 휴가를 부여하거나, 연차 유급 휴가 또는 무급 휴가 형태로 사용하게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같은 사업장에서 실제 하는 업무가 같거나 비슷한데도 단지 비정규직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백신 휴가의 형태를 정규직 근로자와 달리 적용하는 것은 차별 금지 제도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간제법과 파견법 등에 따르면 동일한 사업장 내 동종·유사 업무 근로자인 ‘비교대상근로자’ 사이에 연차 유급 휴가, 주휴일, 약정 휴일, 경조 휴가, 병가 등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즉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휴가 형태를 차별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불합리한 처우가 있다면 노동위원회의 차별시정신청 절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상시 5인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차별적 처우가 있은 날(계속되는 경우는 그 종료일)부터 6개월 이내에 사업장 소재지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차별시정위원회에서 조사 및 심문 등의 절차를 거쳐 시정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만약 회사가 시정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해당 근로자 1인당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나아가 비정규직에 대한 휴가 규정 차별은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 행위’로서 인권침해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등을 제기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정규직이 시정신청이나 진정을 제기하기에는 실질적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와 기업이 코로나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제도 시행에 적극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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